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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 알

죽향 2013. 1. 3. 20:11

 

당나귀 알

옛날

어느 시골에 멍청한 농부가 살았습니다.

어느 날

농부는 바람도 쏘일겸 동네 장 구경을 나섰습니다.

옷감 장수,

떡 장수, 엿 장수... 장은 떠들썩했습니다.

아, 그런데 이게 뭐지요?

달처럼 동그란 게 온몸에 꼬불꼬불한 줄무뉘를

그려 넣고 앉아 있었어요.

"이게 뭐요?"

"수박입니다."

"수박이 뭐요?"

수박 장수는 너무 기가 차서 자기도 모르게

술술 거짓말이 나왔습니다.

"에 또,

이것은 '수박'이라고 하는 중국 당나귀 알입니다.

우리나라 당나귀는 어미 뱃속에서 태어나지만,

중국 당나귀는 알에서 나옵지요."

농부는 신기한 듯 수박을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그 중 가장 큰 것을 사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게 뭐요?"

멍청하기는 농부의 아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걸 따뜻한 아랫목에 놓고

이불을 푹 덮어 두면 한 달 뒤 당나귀가 태어난대."

"아이고, 좋아라.

우리도 이젠 짐을 부릴 당나귀가 생기겠구려."

농부의 아내는

기뻐하며 아궁이에 부지런히 불을 지폈습니다.

그렇게 열흘이 지났습니다.

"아니, 이게 무슨 냄새지?"

나갔다가 방에 들어온 농부가 코를 킁킁댔습니다.

물어 보나마나 수박이 썩는 냄새였지요.

"어찌된 일이지?

수박 장수가 시키는 대로 했는데..."

농부는 툴툴대며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는

우거진 덤불 쪽으로 냅다 썩은 수박을 던졌습니다.

그런데 마침

덤불 밑에는 더위를 피해 누워 있던

진짜 당나귀 새끼가 있었습니다.


이히히힝~

새끼 당나귀는 깜짝 놀라 덤불 밖으로 뀌쳐 나왔습니다.

농부는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헤헤, 수박 장수가 뭘 좀 잘못 알았구먼.

썩은 다음 던져서 깨야 새끼 당나귀가 나오는 건데.

에이, 무식한 수박 장수 같으니라고."

멍청한 농부는 잘난 체하며 어깨를 으쓱거렸습니다.

이우화는 무었을 말하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