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풍경화

구인사

죽향 2012. 4. 18. 11:15

 

 


구인사



실상의 범종소리가 천지간을
진동하는 맑고 깨끗한 5월의 새아침이다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새벽공기는 밤사이 어두웠던
마음들을 깨끗이 씻어주고 떠오르는
동녘 태양은 해맑은 모습으로
이 세상을 아름답게 비추어
주고 있도다



아름다운 햇살을 맞으며
즐거웁게 울어주는 산새소리에
온 세상을 붉은 정토의 세상으로 만들어
놓은 연분홍 철쭉이 만발한
구인사의 아침이다



만생명이 고요히 잠에서
잠에서 깨어나고 있는 가운데
눈부신 아침햇살 사이로 오색의 연등들이
하나 둘씩 그 모습을 나태내고 있고



곱디고운 연분홍 매화꽃이 만발하고
탐스러운 불도화가 길게 머리를 숙이며
살며시 수줍은 입술을 여미는 가운데
진한 향내음을 나부끼는 라일락
향기는 구인사 경내를 진동하고



멋쟁이 금송나무는 새로운 잎순이
손가락만큼 자라 올라와 있고
부푼 흰가슴을 내 보이며 고개
숙이는 불도화의 그 모습은
복스럽고 탐스럽기
그지 없도다



졸졸졸 흘러내리는
감로수의 물줄기는 만생의
어머니로 갈증난 선남선녀의 더없는
더없는 거룩한 약사여래가 되고 있고 설법보전
향내음은 구름같이 피어올라허공법계에
널리널리 회향이 되어지고



울어대는 풍경소리
어리석음에 깨어나라고
그칠 줄 모르고 울어주고 있고
똑!똑!똑! 스님들의 염불소리는 하늘과
땅을 일러주고 있노라



오색연등불로
가득한 구인사 경내도량
부처님오신날을 몇일 앞두고 있기에
노랗고 파란등, 붉은등에서는
자비보시의 정성이 넘쳐나고 있으니
길좌우에 늘어진 등불바다에는
세속의 무진번뇌를 씻어주고



둥근 모습의 연등불이
곱게곱게 피어오르고 있도다
곱디고운 홍매화가 살며시 그 얼굴을
내어밀고 있고 서출동유공양수 흘러내리는
그 모습은 서방정토를 보는 듯
고요한 적멸의 세상을 나타내
보이고 있도다



일체만중생의 귀의처
소백산 구인사의 5월의 아침은
너무나 맑고 아름다움으로 가득하기에
이 자리가 극락이고 이 모습이



서방정토이기에
오늘도 희망과 긍지를
가지고 오색의 연등을 바라보면서
희망차게 오늘 하루를 시작해
보려고 한다



2007. 5.14 구인사에서 김경천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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