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조 2 수
黃眞伊(황진이)
산山은 옛 산山이로되
물은 옛 물이 아니로다.
주야晝夜에 흐르니
옛 물이 있을소냐.
인걸人傑도 물과 같도다
가고 아니 오노매라.
청산靑山은 내 뜻이요
녹수綠水는 임任의 정이
녹수綠水흘러간들
청산靑山이야 변變할손가.
녹수綠水도 청산靑山을 못 잊어
울어 예어 가는가.
이 두 수 시조(時調)에는
한 인걸(人傑)에 대한
애도와 추모의 정이 담겨있다.
인걸(人傑)은 누구였을까.
문헌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으나
徐敬德(서경덕)을 말함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황진이가 평생 성인으로
우러러 사모한 인물이
서경덕이었기 때문이라
생각도 해본다..
한때 황진이는
속세를 떠나
산수를 즐겼다 한다.
금강, 태백, 지리 등
여러 산을 유람하고
송도로 돌아온 것은
화담(서경덕)이
세상을 뜬 후였다.
그녀는
화담정사의
물가에 나 앉아
"지나가는 것은 물과 같은 것,
밤 낮 없이 멎지 않는다"
"(서자여사/逝者如斯)" 라는
논어 말씀을 되 챙겨본다.
생전의 화담(서경덕)을
애도하고 추모한 시조는
"유한한 인생의 한
철학을 담고 있으면서도
說理(설리)가 아닌"
정서적인 멋을 느끼게 한다.
남성을 "물"로
여성을 "산"으로
비유한 것도
황진이의
機智(기지)에 찬
풍류이리라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