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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시조(황진이)

죽향 2012. 5. 30. 23:57


    
    옛 시조 2 수
               黃眞伊(황진이)
    
     
     
    은 옛 산이로되  
    물은 옛 물이 아니로다.
    주야晝夜에 흐르니 
    옛 물이 있을소냐.
    인걸人傑도 물과 같도다 
    가고 아니 오노매라.
     
    
    
     
    
    
    청산靑山은 내 뜻이요 
    녹수綠水 의 정이
    
    녹수綠水흘러간들 
    청산靑山이야 할손가.
    녹수綠水 청산靑山을 못 잊어 
    울어 예어 가는가.
     
    
    
    
    이 두 수 시조(時調)에는 
    한 인걸(人傑)에 대한 
    애도와 추모의 정이 담겨있다.
    인걸(人傑)은 누구였을까. 
    문헌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으나 
    徐敬德(서경덕)을 말함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황진이가 평생 성인으로 
    우러러 사모한 인물이 
    서경덕이었기 때문이라 
    생각도 해본다.. 
    한때 황진이는 
    속세를 떠나 
    산수를 즐겼다 한다.
    금강, 태백, 지리 등 
    여러 산을 유람하고 
    송도로 돌아온 것은
    화담(서경덕)이 
    세상을 뜬 후였다. 
    그녀는 
    화담정사의 
    물가에 나 앉아 
    "지나가는 것은 물과 같은 것, 
    밤 낮 없이 멎지 않는다"
    "(서자여사/逝者如斯)" 라는 
    논어 말씀을 되 챙겨본다. 
    생전의 화담(서경덕)을 
    애도하고 추모한 시조는 
    "유한한 인생의 한 
    철학을 담고 있으면서도 
    說理(설리)가 아닌" 
    정서적인 멋을 느끼게 한다.
    남성을 "물"로 
    여성을 "산"으로 
    비유한 것도 
    황진이의 
    機智(기지)에 찬 
    풍류이리라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