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冬至

죽향 2012. 12. 21. 20:26

 

동지(冬至) /약력 12월 21일

다음은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11월령이다.

동지(冬至)는 명일(名日)이라 일양(一陽)이 생(生)하도다
시식(時食)으로 팥죽을 쑤어 이웃과 즐기리라
새 책력(冊曆) 반포하니 내년 절후 어떠한고
해 짤라 덧이 없고 밤 길기 지리하다

다가오는 12월 21일(금)은 동짓날로 1년 중 밤이 가장 긴 날이다.

낮이 9시간 45분으로 가장 짧아서 이때부터 추위가 시작되는 날로 대설(大雪, 양 12월 7일)과 소한(小寒, 양2013년 1월 5일) 사이다.
그래서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는 겨울이 왔다 하여 겨울 동(冬) 이를 지(至) 동지(冬至)라 한 것 같다.

설날 떡국을 먹으며 한 살을 더 먹었다고 하듯이 동짓날 팟죽을 먹으며 나이 한 살을 더 먹었다고 하였다. 나라님께서도 예로부터 "단오(端午) 선물은 부채요, 동지(冬至) 선물은 책력(冊曆)이라 하여 관원들에게 이 날 다음해 달력을 나누어주었다.

그래서 동지를 민간에서는 작은 설이라 하여 한자어로 아세(亞歲)라 하였다.

 동지는 중국에서 들어온 풍속으로 우리 고유의 풍습은 아니다.
중국 주(周)나라에서는 동지를 설로 삼았고, 태양신을 숭배하는 서양 어느 나라에서는 12월 25일을 '태양 탄생일'이라 하며 축하하였다.
크리스마스날은 성경에 확실히 기록되어 있지 않아서 날이 일정하지 않다가, 로마 교황청이 4세기경부터 25일로 정하여 세계의 명절로 삼은 것을 보면 동지와도 크게 연관된 것 같다.

  동짓날 민가에서는 절식(節食)으로 팥죽을 쒀 먹었다. 이를 동지팥죽 또는 동지두죽(冬至豆粥), 동지시식(冬至時食)이라 하였다.
병은 귀신이 옮기는 것이라고 믿던 시절에 팥의 붉은 색이 액(厄)을 막고 잡귀를 없애준다고 생각한 것이다.  오행(五行)에서 붉은 색은 양색(陽色)이므로 음귀(陰鬼)를 쫓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여인네들이 연지 곤지를 찍는 것이나 자식을 낳으면 부정을 막는다 하여 붉은 황토를 대문 밖 양쪽에 두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팥죽과 관계된 전설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하여 온다.

  -중국 요순 시대에 공공씨(共工氏)라는 사람에게 천하의 망나니인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동짓날에 죽어서 병을 옮겨 주는 역신(疫神)이 되었다.
그 망나니 아들이 살아 생전 평상시에 팥을 두려워하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역신을 쫓기 위하여 동짓날 팥죽을 쑤어 악귀를 쫓았다는 것이다. 
          
                                                               -중국의 '형초세시기'
팥죽 속에는 찹쌀로 단자(團子)를 만들어 넣는데 새알 만큼한 크기로 만들었다 하여 '새알심’이라 부르며 자기 나이 수대로 넣어 먹기도 하였다.
  겨울 속에 겨울이 동짓날이지만 옛사람들은 동짓날에 날씨가 온화한 것을 아주 싫어하였다.
그것은 겨울에는 춥고 눈이 많이 와야 다음 해에 질병이 적고 풍년이 든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추워야 나쁜 병균이 다 얼어죽고, 눈은 비가 얼어 내리는 것으로 농사에 이로운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고인의 지혜가 이런 경지였다.
난방시설이 부족하였던 옛날 우리의 선인들은 하루하루 낮의 길이가 1분씩 길어지기 시작한다고 하는 동지를, 꽃 피고 새 우는 봄날을 향한다하여 얼마나 기다렸을까?
그래서 음력11월을 유달리 '동짓달'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