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고 싶은 날은 없습니다
살아온 삶, 그 어느 하루라도
가만히 생각해 보면
살아온 삶의 단 하루
아무리 아픈 날이었다 해도
지우고 싶은 날은 없습니다.
그 아픔 있었기에
지금 아파하는 사람을
헤아릴 수 있기 때문이며
그 아픔 있었기에
아픔을 호소하는 사람에게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살아온 모든 날
그 어지러웠던 날들도
단 하루 소중하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누가 혹시
아픔과 슬픔 속에 고통을 잊으려 한다면
지우개 하나 드릴 수 있지만
고통의 날을 지우려 한다면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 고통의 날이
훗날 얼마나 소중한 날이었는지
아시게 될 거예요.
지나고 나면....
그래서 제가 지우개를 드린 걸
원망하게 될 거예요.
지나고 나면....
가만히 지난날을 생각해보면
모든 일이 소중한 것처럼
가만히 지나간 날을 생각해보면
모든 날 중 단 하루
지우고 싶은 날이 없습니다.
지금 또한 소중한 날들 중의 하나가
또 지나가고 또 시작되고 있음은
참 감사한 일입니다.
그래서 가만히 생각해 보면
참 감사한 일과 감사한 날들만
우리 생의 달력에 빼곡히 남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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