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있는 할멈의 행복
시류에 회자되는 은유나 농담에는
그 시대의 사회상이나 문화가 배어있다.
세상에 3大 불가사의가 있다.
첫째는 퇴직하고 집에 돌아온 3식이 남편을
예쁘게 봐주기이다.
둘째는 결혼한 아들을 내 아들로 만들기이다.
셋째는 고인이 되었지만 앙드레 김에게
색깔 있는 옷을 입히기라고 한다.
모두가 실행하기에는 어려운 것이다.
남편이란 존재는 무엇이냐고 여인들에게 물었다.
남편이란 존재는 집에 두고 나오면 근심덩어리,
밖에 데리고 나오면 짐덩어리,
집에 혼자두고 나오면 골칫덩어리
같이 앉아있으면 웬수 덩어리라고 한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나이들은 남편을
누레오치바(젖은 낙엽)이라고 한다.
아내한테 딱 들어붙어 떨어질줄을 모르고
손톱으로 긁어 떼야만 떨어진다.
쓰레기통에 버릴 수도 없는
덩치 큰 폐기물이라고도 한다.
큰소리치며 살다가 힘빠진 남편들을 떠올리며
여인들이 입가심으로 내뱉어보는 이야기들이다.
마초이즘에 상처받은 여인들의 부르는 쾌재의
소리인지도 모른다.
마초들은 달보고 새벽에 나와서 별보고 밤늦게
돌아올 때까지 오직 가정을 위해 평생 일해 왔다.
그런데 정년을 맞아 일터에서 집으로 돌아오면서
찬밥신세가 되는 것이다. 은퇴가 남자들에게는
재앙이요 여자들에게는 해방이고 자유라고도 한다.
부부사이가 냉냉했거나 순탄치 못할수록
빡센 아내 눈치를 보아야한다.
기죽고 풀죽고 살아야하는 참 서글픈 이야기이다.
건강한 부부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극소수의 사람들은 이렇게 서글픈 삶을 살지도 모른다.
대다수 사람들은 은퇴와 더불어 여행이나 여가를
즐기며 여생을 즐긴다. 보람과 가치가 있는 일을 하며
행복한 삶을 누리기도 한다.
그러나 갈등하는 부부들은 같은 공간에 있을 뿐
남남처럼 살아간다. 감정의 교감이 없다.
집이라는 한 공간에 머무르고 있을 뿐이다.
눈을 맞추거나 마음으로 만남도 없다.
피부로 만나는 것도 없다.
마치 '결혼한 독신' 처럼 남남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통계에 의하면 장수시대에는 부부관계가 좋은
사람들일수록 인생의 전체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와 있다.
노후의 행복은 부부관계에 달려있는 것이다.
나이 들어서는 자녀의 부양보다는 배우자의 유무가
더 중요하다. 질병이나 치매위험도 줄어든다.
배우자가 있는 것이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고
건강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자식들한테 배반을 많이 당하면 당할수록 그제서야
부부가 손을 잡고 “당신밖에 없어”라고 한다.
부부란 평생 낭만의 열차 위만 달려가는 것이 아니다.
사랑하면서 때로는 싸우고 꼬이기도 하는 것이다.
엉켰다가 풀리고 애증의 경계선을 넘나들으며
살아가는 게 부부다. 갈등은 모든 사람들에게 일반적인
것이다. 심하게 다투거나 싸웠다가도 언제 싸웠냐는
듯이 풀린다. 그래서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한다.
80년을 해로한 한국노부부
만일 부부 싸움하는 식으로 이웃아주머니와 두 번만
싸워도 그 이웃과는 원수가 될 것이다.
나는 이웃 여인과 한 번도 싸운 일이 없다.
그런데 그 이웃 여인과 정이 들은 일이 없다.
싸우면서 정드는 게 부부다.
어느 정도 갈등하던 부부들도 희수(77세)를 지나
미수(88세)가 되면 미움이나 갈등은 사라진다고 한다.
그동안 철들 때까지 참고 살아 준 것이 고마운 것이다.
잘못했던 것 고생시킨 것도 미안한 것이다.
서로 푹 꺼진 눈이며 주름진 얼굴을 바라보면 측은한
마음이 앞선다. 이제는 고마운 정 불쌍히 여기는
긍휼지심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래 연민의 정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게 나이들은 부부들이다.
심각한 것이 아닌 소소한 것으로 갈등하는 부부들이여!
악착같이 88세까지 살아보아라.
89년간 해로한 양성중-진지펀 부부
그러면 모든 갈등이나 문제가 사라질 것이다.
상처도 갈등도 다 잊어버리고 이제는 부부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인생 후반전을 살고 있는
마님들이여, 귀있는 분은 잘 듣어시라 나이 들어서는
무엇보다도 영감있는 할멈이 최고라는 사실을…
두상달 가정문화원 이사장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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